스타트업에 합류하기 전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도전을 앞둔 대학생이라면
대학 졸업을 앞두고 도전하는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저는 스타트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다음 환경 중 하나라면.
하겠습니다.
현명하게 도전하는 것이니까.
1.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성공시켜 exit까지 경험한 창업자가 새로 창업한 팀
2. 성공적인 exit까지 경험한 팀의 초기 단계부터 있었던 분이 창업한 팀
3.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에 정말 '미칠' 정도로 빠져서 좋아하는 창업자가 있는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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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갈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싶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저는 바로 창업하기보다 스타트업에 합류해서 '내가 스타트업에 잘 맞는 사람인지', '나중에 창업할 때 든든한 밑바탕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 경력을 만들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현재까지 2개의 스타트업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4개월만에 함께하는 인연이 끝났고, 다른 한 곳은 3년이 다 된 지금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석사 졸업을 앞둔 사촌동생이 저한테 물었습니다.
'혹시 자기도 스타트업을 하고 싶은데 좀 어떠냐'고.
저는 '스타트업 하지말고 대기업에 취업해'라고 답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던 저는 스타트업에 관심있었고, 감사하게 주어진 대기업의 기회까지 오히려 거절하며, 저 스스로가 다가올 수많은 어려움과 그에서 비롯되는 단점도 다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성공'이라는 추상적인 목표까지의 한시적인 요소들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스타트업으로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2년이 지날 때부터는 너무 힘들었고 외로웠습니다.
우울해졌고 세상을 자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
지금은 또다른 도전을 고민하고 준비중에 있지만, 저만의 소소한 도전도 많이 하고, 그 사이 깨닫는 것도 많아서 심적으로 더 가볍고 쾌활하게 생활하고 있어요.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아마 지금도 이어가고 있는 스타트업 생활에서 돌아볼 때, '어떻게 하면 더욱 현명한 도전이 될 수 있었을까' 고민해보면, 위에 말씀드린 세가지, 그리고 그 중 처음에 거론되는 두가지를 선택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에게는 '시간'이 가장 소중한 자원입니다.
자본은 자신들의 도전을 결과로 검증해낼 수만 있으면, 요즘 시장에서는 심하게 표현하면 '넘쳐난다'고 생각합니다.
1.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성공시켜 exit까지 경험한 창업자가 새로 창업한 팀
2. 성공적인 exit까지 경험한 팀의 초기 단계부터 있었던 분이 창업한 팀
3.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에 정말 '미칠' 정도로 빠져서 좋아하는 창업자가 있는 팀
이 세가지가 중요한 이유는 '시간'을 최소 2~3년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이 그 정의에 걸맞게 '급격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창업가의 마인드. 멘탈. 사람을 다루는 방법. 함께할 사람을 모으는 방법. 모인 사람들 북돋아주는 방법. 아이템을 최소 자원으로 만드는 방법. 만드는 아이템이 성공에 근접하도록 하는 방법. 아이템을 세상에 파급시키는 방법 등..
1번과 2번의 팀이라면 이 때 필요한 많은 것들을 이미 갖춘 상태일 확률이 높습니다.
3번의 팀이라면 제품과 분야를 너무나도 좋아한 나머지 그 시장에서 독자적인 성과를 세울 확률이 높습니다.
꼭 '성공'과 'exit'까지 경험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무언가 깨닫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라면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스푼라디오의 마이쿤, 코그넥스에 2300억에 매각된 수아랩, 국내10호 유니콘 무신사 등
성공을 했었거나, 실패를 했었거나 창업을 하거나 조인을 하거나 스타트업 경험이 쌓여있었고, 자신의 기술과 분야에 소위 '덕후' 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들어본 눈부신 성과들을 내고 있는 스타트업들입니다.
(이미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에는 엄청난 규모들이지만요.)
제가 스타트업에 뛰어들면서 몰랐던 것은 3가지 유형에 대한 것이었고, 아마 이것만 볼 수 있었더라도 조금 더 나은 시야를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세 유형의 스타트업이라면,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함께하지 않는 선택을 많이 할 것이기에 그곳에 조인하는 것도 쉽지 않았겠지요..)
사촌 동생에게는 짧게. 편하게 얘기한다고 그냥 '대기업'에 가라고 했지만, 사실 지금 이것이 제가 3년 넘게 스타트업 업계에 있으면서 새롭게 스타트업에 대해 뛰어들고자 고민 중인 대학생에게 해줄 수 있는 저의 3년치 경험인 것 같습니다.
도전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3가지 분류에 해당하는 (혹은 거기서 조금 확장된) 스타트업들이 아직은 일반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조금씩 세상을 향해 전진하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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